티스토리 뷰


 수상가옥 짜오프라야물 위에 집을 지은건지 지은 집에 물이 차 오른건지



태국에서 보게 되는 많은 생소한 장면들 중에 수상 가옥은 그 특별함의 정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초부터 존재했을 듯한 정글이나 남부 타이의 쪽빛 바다가 태국의 자연을 보여주고 있다면 

태국의 수상 가옥들은 태국 사람들의 생활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물 위에 집을 짓고 살게 되었는지는 현지인들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한 가지는 시원함 때문이라고 합니다. 

물 위에 지어진 집은 온도 변화가 크지 않은 물의 특성 때문에 집 아래 부분이 늘 시원합니다. 

지금부터 사 오십년 전으로만 돌아가도 냉방 시설이나 에어컨은 상상도 못할 시절이었으니까요. 

그때 지어진 집들은 이렇게 물 위에 지어진 집들이 많다고 하네요. 

그렇다고 지금 시대에 물 위에 집을 짓는 것을 그만 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의 기호는 제 각각 이니까요. 


어떻게 물 위에 집을 지을까요? 일단 진흙 강바닥에 기둥을 박습니다. 

오래전에 지어진 집들을 보면 나무로 기둥을 박아 놓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콘크리트로 된 기둥을 박죠. 

오래전에 박아둔 나무 기둥이 다 썩어서 콘크리트 기둥을 덧대어 놓은 집들도 보입니다. 

사실 이런 집 짓는 방식은 태국 특히 방콕에서는 매우 일반적입니다. 

땅이 단단하지 않기 때문에 평평하게 콘크리트 바닥을 타설해 놓아도 무른 곳과 단단한 곳을 차이로 인해 콘크리트가 갈라지거든요.

그래서 새 집을 지을 때는 무조건 기둥을 박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콘크리트 판을 놓고 그 위에 집을 얹는 구조이죠. 

물론 비싼 집들은 기초 공사부터 단단히 하기 때문에 이 방식이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본 신축 현장들이 그랬습니다. 

그러니까 어차피 기둥을 박아 집을 짓는 것이 똑같기 때문에 물 위에 짓는 것도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방부어텅



방콕은 지대가 낮고 습지가 많습니다. 

이 또한 수상 가옥이 많게 된 한 가지 이유가 되겠네요. 

지대가 높고 홍수가 나도 안전한 땅은 당연히 비쌉니다. 

그러면 지대를 높여서 집을 지으면 될 것 아닌가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방콕 지도나 위성 사진을 보시면 아주 멀리 까지 산은 커녕 언덕  하나 찾기가 힘듭니다. 

즉 일정 부분의 땅을 높이려면 다른 부분의 흙을 파서 연못을 만들고 높여야 하는 것이죠. 

아니면 멀리서 흙을 사와야 됩니다. 

돈 많은 사람들에게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일반 서민들의 경우는 토목 공사를 해서 집을 지을 형편이 안되죠. 

땅이 생긴 대로 집을 지어야 합니다. 

물이 들어와 있는 땅에는 물이 들어와 있는 채로 말이죠. 

그러다 보니 기둥을 세우고 집을 높게 짓게 되었습니다. 



수상가옥 왓쑤언깨우사람이 떠나고 빈 집만 남아 있는 수상 가옥들



방콕의 저지대화 현상은 이제 더 이상 수수 방관하기에는 위험한 수위까지 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땅이 가라앉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지역의 한 가지 약점은 홍수가 났을 때 입니다. 

물이 낮은 곳부터 차 올라 온다고는 하지만 방콕의 전 지역은 해발 높이가 같다고 봐야 합니다. 

거의 차이가 없죠. 즉 홍수가 나면 일제히 차 오르는 구조입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요. 

몇 년 전에 방부어텅 지역에 홍수가 났을 때 대부분의 지역이 1미터 이상 침수 되었습니다. 

이러한 위험성도 집을 높게 짓게 된 한 가지 이유가 되었습니다. 

땅을 높일 수 없다면 집을 높게 짓는 거죠. 



무너지는 수상가옥집을 버티고 있는 기둥 일부가 망가져 기울어진 수상 가옥



왜 물 위에 집을 짓고 살게 되었는가? 

에 대한 저의 추측 한 가지는 이렇습니다. 

수상 가옥들이 위치한 곳을 가만히 보면 강과 뭍이 만나는 물이 얕은 지점 입니다. 

대부분 강변 이죠. 짜오프라야 강과 같은 거대한 물줄기가 있는가 하면 물의 도시 방콕은 곳곳에 수많은 물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수로의 왕국이죠. 

그러다 보니 수로 양 옆으로 물이 얕은 지점이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제가 본 것이 맞다면 토지 구획 상 수상 가옥이 지어진 곳들은 "땅" 이 아니라 "강" 입니다. 

대지나 농지가 아닌 거죠. 토지 구획 상 "강" 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누군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됩니다. 

즉 가난한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살아도 누군가에게 쫓겨나거나 거주 자체를 위협 받을 일이 없다는 거죠.

물론 정부가 잔소리를 안 할 때 이야기 입니다만 태국 정부는 이러한 면에서 아주 관대합니다. 

이와 같은 경우를 볼 수 있는 또 한 곳은 "철로" 입니다. 

토지 구획 상 "철로" 인거죠. 누군가 "땅 주인" 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소유의 철로에 집을 짓는 것이기 때문에 땅 한 평 없는 가난한 사람들도 어딘가에 나무 판대기로 라도 집을 짓고 살 수 있게 되는 거죠. 

실제로 방콕 주변이나 후아힌에서 "철로" 옆에 집을 짓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적은 수는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태국 주민 중 가난한 사람들이거나 외국인으로서 태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물 위에 집을 지으면 내 땅을 소유하지 않아도 내 집을 마련하게 되는 거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입니다. 태국 정부가 주소를 부여하고 진입로를 만들고 하는 것들을 보니 각 집들을 등록하고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바로 앞에 빈 마른 땅이 있는데도 물 위에 집을 지어 사는 모습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상가옥 국수집수상 가옥들 중에는 국수 파는 집도 있네요.






 꺼 끄랫꼬끄렛 앞 짜오프라야 강가의 수상 가옥






수상가옥 쓰레기수상 가옥의 아래 부분은 그냥 쓰레기가 난무하는 곳이 많습니다. 관리가 잘 되면 충분히 낭만적인 가옥의 형태이지만 오물도 함께 투척됩니다.






수상가옥 통로오른쪽에 보이는 통로는 수상 가옥들을 위해서 정부에서 만들어 준 통로입니다. 이 통로가 있기 전에는 배로 이동해야 했다고 하네요.






 배수상 가옥에 사는 사람들은 작든 크든 배가 한대씩 있습니다.







오리배오리배를 가진 집도 있네요.






배타는 곳왼쪽의 계단에서 배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집마다 하나씩 있는 계단이죠.






풀물 위로 식물들이 엄청 자랐네요.






물 기둥 썩는중 기둥이 썩고 있는 것이 보이시죠? 관리가 만만치 않은 수상 가옥 입니다.






꼬끄렛물이 얕다보니 풀들이 자라서 길을 막으려 하고 있네요.






짜오프라야 강변 그 누구의 땅도 아닌 곳에 지은 집






물 위의 집왼쪽에 있는 수상 가옥에 들어가기 위한 여러개의 다리들






수상 시장수상 시장 중 한곳 입니다. 집 전체를 바지선에 실어서 띄워놓았습니다.






타잇개성 있는 수상 가옥들도 많이 있습니다.






 농사 물 위에 집만 지은 것이 아니라 농사도 짓고 있군요. 먹을 수 있는 식물 이랍니다.



2019/01/15 - [여행기록/ไทย(thai)] - [태국 문화] 물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 - 방콕 수상 가옥 두 번째

2019/01/19 - [여행기록/ไทย(thai)] - [태국 문화] 물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 - 방콕 수상 가옥 세 번째



댓글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