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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우연한 기회에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목차부터 읽기 시작 했는데 내용을 읽어나가다 보니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들과 너무나도 비슷한 작가의 생각이 공감이 되어서 끝까지 읽어보려는 결심이 생겼다. 물론 내가 평소의 생각들보다 한 권의 책이 더 구체적이다.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 할 비슷한 상황에 대한 통찰력 깊은 조사와 공감되는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덧 붙였다. 내 머리속에서 맴돌며 글로 정리된 적 없는 생각의 파편보다 훨씬 탁월함은 말할것도 없다. 작가의 이름은 ‘사사키 후미오’ 일본에서 편집장을 했던 사람이었다고 한다. 예능프로 [나혼자산다] 에도 나왔던 적이 있는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의 작가이기도 한데 미니멀리스트 붐을 일으켰던 책 중에 하나다.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이 많이 녹아있는데, 그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살이 찌고 하루가 의미없이 지나가는 경험을 한 터라 생활의 변화를 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변화를 진행시키고 싶어하는 의지와 자신의 한계 사이에서 느꼈을 많은 감정들과 현상들을 알아듣기 좋게 잘 설명했다.

 

습관의 개선에 대해서 일부 사람들은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들은 개인적으로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있거나 더 나은 삶이 무엇인지 잘 모르거나 둘 중에 한 가지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별로 없다. 대부분은 학습과 연습에 의해서 능력을 갖추게 되는데 모든 어린이들이 십 수년간 교육을 받아야 어른으로서 구실을 할 수 있는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을 들여다보아야 하고 알게 모르게 형성된 나쁜 습관들은 덜어내고 좋은 습관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도를 해보고 좌절해본 경험을 토대로 말하는 결론은 “쉽지않다” 는 것이다. 습관은 무섭게 고착화되어 있고 떼려하면 잘 떼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새로운 습관을 자신의 인생에 들어오게하는 일은 더 어렵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아침형 인간” 으로 일반화되는 일찍 일어나기 습관은 새해가 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지만 결국 자리잡지 못하는 습관중 하나다. 아마 내년에 또 다시 시도할 것이다. 그리고 실패를 반복하며 어떤 사람은 새로운 습관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거나 혹 어떤 사람은 실패의 끝에 더이상 시도초자 하지 않게 될지 모르겠다. 그러한 현상에서 탈출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작가는 소개한다. 습관이 쉽게 자리잡지 못하는 원인 분석으로 시작해 습관이 제 기능을 하게 하려면 어떤 보상이 필요한지 설명한다.

 

 


 

혹 이 글을 읽고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책을 구입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첫 페이지를 열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정독한 후 닫게 되는 일도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책 읽는 습관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랬다. 지금까지 사 놓고 겉 표지만 만지다 만 책들이 몇 권이던가. 정말 우연히 책의 처음 부분을 읽게 되었고, 술술 읽혔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기 까지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다. 어려운 말도 없었고 이해되지 않는 논리도 없었다. 그리고 책 읽기를 마친지 한 달 즈음이 된 지금 나는 새로운 많은 습관이 내게 자리잡게 하기 위해 부던히 노력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성공적이다. 그리고 실패한다 해도 내년 새해를 기약하며 주저앉아 있지 않고 곧 돌아갈 것이다. 습관이 주는 보상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고, 사소한 실패를 확대하여 더 큰 실패로 이어지게 하지 않을 것이다.

 

왜 습관인가?

습관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대부분은 습관적으로 하는 일이 매우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습관인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렇다고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아침 일찍 일어나는 일에 대한 부분이었다. 매일 아침 늘 바빴고 시간적 여유를 생각할 순간 따위는 없었다. 일어나서 씻고 바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만한 최대한의 시간까지 자는 것. 그것이 그냥 내 라이프 스타일이라고만 생각했지 그것이 나에게 있는 좋지 않은 습관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대신 나는 밤 시간을 잘 활용한다고 생각했다. 잠 자는 시간을 늘리지 않기 위해 최대한 늦게 잤고, 그 시간에 릴랙스라도 하니 시간을 버는것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그 또한 늦게 자는 습관이었음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살아온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 “늦게자는 습관” 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니까 왠지 억울했다. 왜 그것을 습관으로 보지 않았을까? 나는 습관적으로 늦게 자고 있었다. 자는 시간은 아깝고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없는 체질이라 여겼으니 최대한 늦게 자야하는 이유까지 갖추어서 말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습관외에도 아마 많은 습관들이 있을 것이다. 하나 하나 들여다보고 습관으로 정의하고 골라내지 않으면 습관이라는 것도 모르고 살것 같은 것들. 그래서 우리의 진짜 습관이 무언지 들여다보는 일이 중요하다. 작가가 들었던 예시 중에 우리가 신발을 신을 때 어느 쪽 신발부터 신느냐는 것이 있었다. 아무런 의식도 없이 하루에도 몇 차례 신발을 신지만 어느 쪽 먼저 신을지 고민하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사람마다 먼저 신는 쪽이 있는데 어느새 습관으로 형성되어서 그쪽부터 신게 된다. 오늘 아침 나는 어느쪽부터 신었더라 되돌아 본다. 그렇다.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일상 생활에도 습관은 깊게 스며들어 있다. 신발을 신는 일처럼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습관이라면 무시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마는 어떤 습관은 좀 더 효율적으로 생활을 조직하는데 방해가 된다. 어쩌면 그런 습관들 때문에 더 나은 인생을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 무한 경쟁 사회에서 남들보다 뒤쳐지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생각이 번진다.

 

 


 

그렇다. 인생을 삼 사십년쯤 살다보면 나와 남들을 비교하곤 하는데, 가진것과 못 가진것 사이에서의 비교란 의미가 없으니 차치하고 삶에 대한 태도에서 비교가 될 때 나의 무언가를 좀 고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하루에 삼십분이라도 영어 공부에 시간을 사용했다면 지금 쯤 유창하게는 아니어도 어디가서 말 한마디 못하는 상태는 아니지 않을까? 라던가 무언가를 착실히 쌓아왔다면 일어났을 일들을 상상해보곤 하는데 대부분 자신의 습관을 잘 케어한 사람들은 이미 많은 것을 이룬 상태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머리가 좋다거나 좋은 교육 기관이 도움이 되었다거나 하는것도 영향이 없을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은 자기 관리에서 만들어지는 결과물이다. 아무리 환경이 좋더라도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척박한 환경에서도 진주처럼 빛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많은 습관에 대한 책들도 아마 같은 이야기를 할 것 같다. 작가들은 성공한 누군가로부터 그러한 습관의 중요성을 파악했을 것이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기 때문에 책으로 엮어서 만들 의지가 생겼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짧은 인생 많은 것을 이루고 만족스럽게 살고 싶다면 습관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겠다.

 

내 습관을 들여다보는 일

위에서도 잠깐 말했지만 습관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매일 매일을 지나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 늦잠자는 습관이 그랬고, 조금더 들여다 보니 나쁜 습관으로 정의할 수 있는 것들이 더 있었다. 예를 들어 우리 집은 고혈압, 심혈관질환 가족력이 있는 집안이다. 아버지는 십여년 전 뇌출혈로 지금도 후유 장애로 자유로운 삶을 살지 못하고 계신다. 그래서 정기적인 운동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유산소 운동이 HDL 콜레스테롤과 LDL 그리고 중성 지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고 있다. 건강한 중년 더 나아가 노년을 보내려면 운동이 필수다. 아마 운동을 하고 하지 않고는 내 미래의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운동에 무관심 하셨던 아버지를 보니 그 차이의 정도가 얼마나 클지 마음 깊이 느낀다. 하지만 나에게는 나쁜 습관 하나가 있었는데, 운동을 미루는 습관이 있었다. 월요일은 자전거 타기가 계획되어 있었고, iOS 의 미리 알림 어플은 어김없이 월요일 오후가 되면 자전거타는 날이라고 알림을 잊지 않고 보내준다. 알림을 받는 순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자전거를 들고 나가면 되는 간단한 일인데, 늘 그렇지 못한다. 오늘은 일이 아직 마무리가 안 되었고, 혹은 자전거를 타면 몸이 되려 더 피곤해질 것 같고, 이따 약속이 있어서 시간이 애매하고 뭐 이유의 종류도 많다. 그렇게 십 분 이십 분 고민하다보면 아직 해가 떠 있는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되는데, 어두워지면 나가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아진다. 태국에 살고 있다 보니까 안전 문제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전거를 타기로 한 월요일이 지나가는데, 운동을 미루고야 만 것이다. 이런 만족치 못한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이 내 자신의 의지보다는 내가 처한 상황에 많이 달려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그렇지가 않더라. 정말 상황이 불가피해서 자전거를 못타는 날은 얼마 없다. 내 안의 내가 고민하다가 결국 나가지 않기로 결정해서 운동을 못하더라. 그럼 이 경우에 좋은 습관은 무엇일까? 알람이 울리면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것이겠다. 한 시간 자전거 타는 일 이후에 할 수 있는 일들은 일단 미뤄두고 자전거를 우선 타겠다는 의지의 관철이 필요한 것이다.

 

미루는 습관은 다른 곳에서도 나타난다. 나는 잠을 자기전 몇 가지 루틴이 있다. 일기 쓰기, 책 읽기, 언어 공부가 그것인데 이 루틴을 실행하는 시점에 대한 이야기다. 한 시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11시에 침대에 들어간다면 10시부터 해야 되는게 맞지 않나? 그런데 보통 언제 시작하냐면 졸리기 시작하면 시작한다. 10시부터 루틴을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아는데 시계가 10시를 넘어도 계속 유튜브를 보거나 관심사 커뮤니티 사이트를 들락거리다가 몸이 자고싶다는 신호를 보내면 그때서야 그냥 잠들 수 없으니까 루틴을 실행해야 한다는 강박이 정신을 지배한다. 당연히 각 루틴의 퀄리티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일기 쓰기도 하루를 돌아보고 작문을 위한 시간을 내기보다는 있었던 일의 마지못한 보고서 같은 느낌? 심지어 책 읽기는 졸림과 정신의 싸움으로 이루어진 엉망진창의 시간이 되기 일쑤다. 미루는 습관은 여기서도 비중있게 내 삶을 차지하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9시 알람이 울리면 보던 드라마도 접고 루틴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 그나마 몇 개 없는 루틴이 학습 효과를 낼 정도의 집중력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걸 알면서도 이 놈의 미루는 습관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안 좋은 습관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어떻게 습관을 고친단 말인가?

글의 이 부분에서는 작가가 소개한 몇 가지 방법을 간략히 소개해 보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들이다. 대부분이 동기를 자극하는 조언들이지만 실용적인 조언들도 있었다.

 

 


 

성장은 스트레스 더하기 휴식 (stress + rest = growth)

위의 표현은 Brad Stulberg 의 Peak Performance 라는 책에서 가져온 표현인데,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았더니 스트레스가 될 만한 일에 도전을 해 놓고 이루기 위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다 이루고 난 후에 충분한 휴식으로 보상해준다는 것인데 그렇게 할 때 개인의 역량이 크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사사키 후미오도 그의 책에서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한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거나 나쁜 습관을 버려야 할 때 이런 과정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늘 해오던 것을 하지 않는 것도 새로운 무언가를 하는 것도 우리의 몸과 정신에는 스트레스다. 가령 새벽 1시에 잠들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11시에 자겠다고 결심을 한다. 물론 잠자는 시간을 터무니없이 늘리려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1시간 반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다. 이 도전은 첫째 날에는 큰 어려움 없이 성공할 수 있는데, 아직 의지가 충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째 날 새벽 6시에 울리는 알람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왜 알람이 지금 울리지? 아무래도 6시에 일어나는 일은 미친짓이야 하며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 실패로 이어지기가 너무나 쉽다. 며칠 연속으로 일찍 일어나는 일은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아침 달리기를 새로운 좋은 습관이자 목표로 삼았다고 치자. 첫 날은 결심한 것에 대한 의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 없이 달리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둘째 날부터 달리지 못할 수백가지 이유들이 생겨나고 설령 달리는 중이라고 하더라도 당장 멈추고 걸어야 할 수백가지 이유가 생긴다. 숨차고, 발목이 삐끗했나 왜 이렇게 아프지? 이러다가 불구 되는거 아냐? 지금이라도 그만 달리고 내 몸을 아끼자 라던가. 그래 습관을 버리는 것도 습관을 만드는 것도 우리에겐 스트레스다. 이 스트레스는 어떻게 휴식으로 이어질까? 그리고 어떻게 성장으로 이어지는 걸까?

 

아침에 일어나기 위해서는 일찍 자야 한다. 당연하게도. 하지만 이 당연한 일이 당연하게 되지 않는다. 매일 1시에 자던 사람이 갑자기 11시에 잠이 오겠나? 11시에 침대에 누워도 뒤처이다가 12시 다되어 잠들게 된다. 손목에 찬 가민 포러너 시계는 어제 밤에 11시 50분쯤 잠들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렇다. 획득해야할 무언가를 위해 마땅히 버려야 하는 것이 잘 버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패턴으로 21일 정도를 노력하면 새로운 습관이 자리잡게 된다는 통계가 있다. 그후에는 11시에 스르르 꿀잠을 자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이 아마도 일종의 rest 즉 휴식이지 않을까? 그 전에는 잠이 안 오는 스트레스의 과정을 거쳤다면 이제는 휴식이라는 보상이 찾아오는 것이다. 사실 아침 6시에 계속 어거지로 일어나다 보면 피곤이 자연스레 쌓이게 된다. 수면시간이 줄어드니 당연한 수순인데, 다음 수순은 밤에 평소보다 이른 시간이 졸립다는 것. 그로인해 새로운 습관은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해 보면 5km 를 쉬지않고 달리는 게 완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초중고 체육시간을 제외하면 우리가 언제 그렇게 뛰어볼일이 있었겠나?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노력을 지속하면 점차적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늘어나는데 처음에는 1km 도 힘들었지만 그 다음은 2km, 점점 늘려가다 보면 5km 까지 달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달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5km 달리기가 고통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3km 쯤 되면 그만 두어야 할 이유가 수백가지 생각난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를 견디며 5km 에 도전했을 때 달리기가 끝나고 나서 찾아오는 만족감은 중간에 포기했을 때와 전혀 다르다. 모든 것을 쏟아 놓은 것 같은 5km 달리기가 끝나고 쿨다운을 위해 집까지 걸어들어오면서 들이쉬는 숨은 왠지 더 신선하달까? 글로 자세히 전달할 수 없는 감정이 찾아온다. 아마도 그것이 스트레스를 견디며 완주한 5km 달리기가 주는 휴식 혹은 보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사키 후미오는 책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깊은 만족감을 맛보려면 도파민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것이 스트레스를 느꼈을 때 분비되는 코르티솔과 결합했을 때 강렬한 만족감을 준다.” -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지은이·사사키 후미오 옮긴이·정지영)

 

좋은 습관을 만들거나 유지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발생시킬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감당할 가치가 있는데, 그 스트레스가 보상을 더 크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나는 이 점이 습관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큰 동기가 된다고 생각했다. 3km 즈음 달리면서 ‘그래 조금만 더 달리면 이 고통을 끝날거고 난 꿀같은 휴식을 취하겠지’ 가 2km 를 더 달리게 해 준다는 사실에는 틀림없다. 내 자신과의 싸움이 되는 모든 과정이 그렇지 않을까?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이틀, 삼일째는 정말 고통뿐인 날들이다. 엇 그제의 의지는 어디가고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다. 내 몸은 아직 준비가 안되어 있는데다 아직 일찍 누워도 잠이 오질 않으니 수면 부족 상태가 계속될 거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이렇게 며칠 더 하면 일어나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보상이 스트레스를 감내하게 한다.

 

중요한 것은 “매일” 하는 것

달리기를 해 볼까? 하고 생각한 후 목표로 잡은 것은 일주일에 3일 이었다. 하루 걸러 하루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게다가 리커버리라는 중요한 단계도 있고 말이지. 하루를 뛰었다면 하루는 반드시 쉬어 주면서 몸이 달리기에 적응하게 만들어야지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일 년여 동안 달리기가 제대로 되었을까? 놀랍게도 스트라바 기록을 살펴보면 꽤나 열심히 했다. 하지만 모든 주간에 3번의 달리기가 성공했을까? 아니다. 정말 성공한 주간은 손에 꼽는다. 책임감과 의지로 똘똘 뭉쳐서 일주일에 그래도 하루는 해야하지 않을까? 했던 강박이 나를 움직여 달리기를 하지 않고 넘어간 주간은 적었지만 목표 했던 3번의 달리기를 성공한 주간은 별로 없었다. 왜 그럴까? 달리기 하는 날이 오면 달릴수 없을 것 같은 수백가지 이유가 생겨나는데, 그때 머릿속을 비집고 찾아오는 생각은 “내일 할까? 어차피 내일은 달리는 날이 아니지만 오늘 못한것을 보충하기에는 충분한 날이지 않을까?” 이다. 정작 내일이 되면 “오늘과 내일 이틀을 연속으로 뛰면 리커버리는 언제하지?” 라는 생각이 찾아온다.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하루의 러닝과 하루의 리커버리를 날리고 셋째 날이 되어서야 달리기를 하게 된다. 이런 날들이 적지 않았다. 일주일에 몇 번씩 계획된 대부분의 것들이 그랬다. 알림이 울리기가 무섭게 실행하지 않으면 미루어지고 다음날 혹은 다다음날로 넘어간다.

 

“매일” 하기로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리커버리니 뭐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오늘은 오늘 해야할 분량의 루틴이 있을 뿐. 그렇다. 작가는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위해 아래의 말을 인용해 놓았다.

“작가 앤서니 트롤럽Anthony Trollope은 “평상시에 하는 사소한 작업도 매일 하면 단속적일 수밖에 없는 헤라클레스의 모험보다 낫다.”라고 말했다.” -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지은이·사사키 후미오 옮긴이·정지영)

 

또 작가가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아래의 말도 적어 놓았다.

“나쁜 습관을 버릴 때는 완전히 끊는 편이 좋다. 또한 새로운 습관을 들일 때는 반대로 매일 하는 편이 사실 더 쉽다.” -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지은이·사사키 후미오 옮긴이·정지영)

 

요약컨대, 어떤 습관을 만드려면 일주일에 이틀 혹은 삼일 실행하자 라고 작정하는 것보다 매일 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것이다. 아침에 달리기를 하면서 이 부분에 완전히 동의하게 되었는데, 매일 달리기 하는 것이 목표이다 보니까 내일로 미루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 그냥 오늘 나는 달리기를 실패하게 되는 것일 뿐 미뤄지지 않게 되어 버렸다. 내일은 달리기를 쉬는 날이 아니고 내일의 달리기가 있는 날이니까.

 

 


 

작가는 책에서 일기 쓰기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매일 일기 쓰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은 많지만 늘 실패하기 쉽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매일 쓰는 것이지 매일 잘 쓰는 것이 아니란다. 하나의 문학 작품처럼 일기를 쓰려면 얼마나 많은 정신과 감정을 소모하던가? 어떤 사람은 “나는 오늘 읽기가 쓰고 싶지 않다” 는 한 문장만 일기장에 적었다는 예도 들었다. 그는 일기를 형편없는 내용으로 한 줄 적었을 뿐이지만 매일 일기 쓰기에는 성공한 것이다. 처음에 습관을 들일 때는 이런 접근 방식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날은 정말이지 그게 공부던 운동이던 일기 쓰기던 너무나 하기가 싫고 아니 하지 말아야 할 명백한 이유들이 생겨나 버린다. 그럴 때 조금이나마 한 후 ‘난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했다’ 는 생각을 갖는게 중요하다. 포기했다고 느끼면 다음으로 나아가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서 다음 일정에 영향을 미친다. 간단하게나마 이루고 결국 해냈다는 만족감을 가지자.

 

기록하는 일의 중요성

“기록하지 않으면 인간의 기억은 무서울 정도로 사실을 왜곡한다” -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지은이·사사키 후미오 옮긴이·정지영)

 

운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정말 도움이 많이 된 것은 Garmin Connect® 와 Strava 이다. 일단 가민의 시스템을 이용하려면 가민에서 출시한 운동용 시계를 구입해야 하는데 나는 처음에 스포츠 밴드 수준의 저렴한 Vivo Smart 시리즈를 구입했다. 운동 기록을 위해서 매번 운동이 시작할 때 스타트를 눌러 주고 끝나면 피니쉬를 눌러서 운동을 마친다. 처음에는 이 과정이 좀 귀찮았고 자동으로 되면 좋겠다 싶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시간 기록에 신경을 끄기 시작하면서 워밍업 구간이 내 기록에 포함되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는 것이 맘에 든다. 가민 시계를 사용하면서 운동은 수동으로 기록하지만 다른 부분은 자동으로 기록되는데, 이렇게 기록되는 많은 부분이 내 습관을 분석하게 도와준다. 한 가지 예로 수면 시간 측정이 있는데, 잠든 시간부터 일어난 시간까지를 수면 시간으로 기록해 준다. 처음에는 마냥 신기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단순히 신기한 기능 이상의 만족감을 준 것은 수면 통계였다. 일주일간 내 수면 패턴이 어땠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수면량이 많아지는 지 줄어드는 지 한 눈에 파악이 가능했다. 올해 3월과 4월에는 아버지의 병 간호 때문에 수면중에 깨는 일이 잦아졌고 다시 잠들기 어려워 뒤척이던 날들이 많았는데 가민 시스템에서 경고를 보내왔다. ‘지금과 같은 수면 패턴이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고 말이다. 그렇다. 기록이 쌓이면 어떤 중요한 사실에 대해서 분석하거나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꾸준한 기록은 중요하다. 가민은 대부분 생체 리듬에 대한 것들을 자동으로 기록해주니 (예를들면 휴식 심박수, 스트레스, 바디 배터리, 소모 칼로리) 습관을 들여다보고 관리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시스템이다. 내가 가민을 사용해서 가민을 예로 들었는데, 요즘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웨어러블 워치 대부분이 제공하는 기능일 것이라 생각한다. 중요한 건 기록을 쌓아가는 것이다.

 

운동을 하다보면 그것이 습관에 지나지 않고 기량을 향상시키고픈 욕심이 찾아오게 된다. 이를테면 5km 를 7분대의 페이스로 뛰는데 조금 단축해서 6분 30초나 6분 혹은 5분대에 뛰고 싶은 마음이 찾아오게 될 것이다. 이때도 기록해 놓은 운동 데이터는 큰 도움이 된다. 얼마나 많은 심박수를 사용하는지 자신의 심박수 대에 따른 적합한 페이스는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페이스 시간에 대한 단순 비교만으로도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보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근거 있는 확신은 운동을 계속 해 나가게 도와주는 동기가 된다.

어떤 습관은 기록하기 애매할 수 있다. 이를테면 ‘비타민 먹기’ 같은 것인데, 노트에 이런 것들을 적자니 귀찮고 노트가 곁에 없을 때 비타민을 먹는다든지 하면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나중에 노트를 찾아서 기록을 하는게 더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Streak 이라는 앱(iOS)을 사용중인데 비슷한 앱이 많이 있기 때문에 각자의 취향에 맞게 고르면 될 것 같다. 핸드폰은 의외로 언제나 우리 곁에 있으므로 노트를 찾고 볼펜을 고르는 것보다 손쉽게 기록을 할 수 있다. Streak 앱은 할일을 완료했을 때 길게 눌러서 완료 표시를 해야 하는데 일기 쓰기나 언어 학습을 한 후에 완료 버튼을 누르는 재미가 있다. 캘린더 기능이 있어서 완료한 날과 하지 않고 지나간 날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어떤 습관을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혹은 얼마나 놓치고 있는데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다 보면 이 습관이 좀 줄여도 되는 습관인지 아니면 더 늘려야 하는 습관인지 감이 온다. 그럴 때 그것의 판단 근거로 기록이 사용된다. 앱 자체에서 추천해 주기도 하니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지금이 행동할 때

습관을 고쳐보려는 의지가 생겼을 때 대개는 특정한 날까지 기다리는 특징이 있다. 이를테면 다음주 월요일이 일주일의 시작이니까 그때부터 하자 혹은 다음 달 1일부터 하자. 아니, 연말까지 충분히 즐기고 내년 1월 1일부터 빡씨게 가는거야. 뭐 이런 생각 한번 쯤 안 해본 사람 없지 않을까? 나름 인생의 큰 변화를 주려하는 순간이기 때문에 인상적인 날짜부터 혹은 무언가 변환점을 만들기에 좋은 날짜부터 그렇게 하려는 마음일까? 어떤 동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은 빨리 버리는게 좋다. 월요일이 한참 지나고 나서 1월 1일이 한참 지나고 나서 아.. 나 이거 하려고 했었는데...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에 미련을 둔다. 그럼 이제 뭐 내년 1월 1일까지 기다려야 하나? 특정 날을 정하는 건 전혀 쓸모가 없다. 지금 깨달았다면 오늘부터 하면 된다. 담배를 끊고 싶다면 당장 주머니에 있는 담배와 라이터를 버리고 지금부터 끊으면 된다. 마지막 한 까치? 의미없다.

“어느 작가가 90세 할머니에게 인생에서 후회하는 것이 무어냐고 물었다. 할머니는 60세 무렵에 바이올린을 시작하고 싶었는데, 너무 늦어서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그때 시작했으면 30년은 연주할 수 있었을 텐데. 그래서 그것이 후회된다는 것이다.” -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지은이·사사키 후미오 옮긴이·정지영)

 

달리기를 시작하고서 어린 동생들을 보면 ‘저 나이에 달리기를 시작하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내 자신도 한 5년 전에만 시작했어도 지금쯤 초보는 벗어나지 않았을까? 우린 가끔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며 후회하곤 하는데 잘 하지 않는 것이 있다. 5년 후의 만족스러운 내가 되려면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다. 결국 뒤로 5년 이나 앞으로 5년이나 같은 시간의 양이다. 지나간 시간은 후회하면서 앞에 놓인 시간조차 후회할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은 미련한 일이겠다. 그러니까 좋은 습관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기면 즉시 실행하면 좋다. 연말까지 기다릴 이유가 무엇이겠나? 5년 후에 만들어질 만족스러운 내 모습만 더 멀어질 뿐이다.

 

 


 

그리고 인간의 본성중에 “잊어버리기 좋아하는” 습성을 잊어선 안된다. 어떤 책을 읽거나 영감을 받아서 그러니까 소위 삘 받아서 어떤 목표가 생겼을 때 즉시 실행하지 않으면 동기가 점점 약해진다. 결국 실행할 날에 가서는 실행해야하는 이유조차 기억이 안 날 때가 많다. 그러니까 평소에 생각하던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좋은 습관들이 있다면 즉시 시행하는 것이 좋다.

 

좋은 습관을 기르고 실행하기 전에 해보면 좋을 것 같은 제안이 있어서 가져와 본다.

  1. 목록을 2개 만든다. 한쪽에는 버리고 싶은 나쁜 습관, 다른 한쪽에는 갖고 싶은 좋은 습관을 적는다. 가능한 한 많이 적으란다.
  2. 목록에 적은 습관을 보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대로 번호를 매겨본다. (예를들면, 버리고 싶은 습관 1위는? 갖고 싶은 습관 1위는?)
  3. 각 목록에서 몇 가지 습관 (그러니까 목록 전체가 아니라) 이를테면 한 두가지 습관을 선택해서 버리거나 갖도록 노력해 본다. 성공한다면 다음 순위의 습관으로 넘어가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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