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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꽉차서 다녀온 호주 워킹 홀리 데이에 대한 생각 - 1. 시작



스프링우드 springwood우리가 호주에 1년 지낸 곳은 브리즈번의 Springwood



(회고 형식으로 기록한 글이라 경어체가 아닌 점 양해 바랍니다.)


워킹 홀리 데이에 대한 생각의 시작


스무살이 갓 넘었을 시점에 워킹 홀리 데이라는 비자에 대해 알게 되었다. 외국에 대한 동경이나 영어에 대한 갈증 때문에 워킹 홀리 데이는 나에게 필수적인 존재처럼 생각 되기 시작했다. 집안의 형편이나 내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워킹 홀리 데이는 무척 매력적이었고, 내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처럼 보였다. 경험자들의 말로는 추천 반 비추천 반이었고, 부정적인 다수의 의견들과 우려섞인 교민들의 조언도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많이 접하였지만 다른 선택지를 생각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 다들 추천하는 것처럼 차라리 유학을 가라는 말이나 아예 돈벌 생각말고 관광을 하라는 말도 다 내 형편과는 맞지 않아서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난 외국에 나가도 벌어야 하고 벌어서 생활비를 충당하지 못하면 생활 자체가 불가능 하니까.


처음에는 뉴질랜드 워킹 홀리 데이에 지원했다. 홍콩 뉴질랜드 대사관으로 관련 서류를 보내 지원하는 과정이었는데 아마 2003년으로 기억한다. 지원자 미달로 덜컥 합격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너무도 준비되지 못한 내 자신과 주변의 만류 그리고 개인적 이유들이 한꺼번에 짓눌러 결국 뉴질랜드 워킹 홀리 데이는 도전도 못해보고 끝이 난다. 지금도 예전 여권에 붙어 있는 뉴질랜드 워킹 홀리 데이 비자 사증을 가끔 펼쳐 보곤 한다.


두 번째로 지원한 워킹 홀리 데이 비자는 캐나다 였다. 당시 1쿼터 당 400명으로 기억하는데 자기 소개서 그리고 생활 계획서를 영문으로 제출해야 해서 땀 뻘뻘 흘리며 작성한 기억이 난다. 그리고 기초 생활비에 대한 은행 잔고 증명 서류가 필요해서 지인에게 돈을 빌리어 잔고 증명 서류까지 첨부해서 보낸 기억이 난다. 아마 2007년 경 이었던 것 같다. 동생과 같이 지원하면서 둘 중에 하나만 되도 같이 가자고 의기투합을 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몰라도 둘다 떨어져서 한 동안 워킹 홀리 데이 생각은 접고 열심히 사회인으로서 회사 다니고 돈 버는 패턴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나이 제한 때문에 포기해야 하나?

그러다가 내 나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던 해에 잠깐 워킹 홀리 데이에 대한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데 어떤 생각 이었냐 하면 ‘이제 내가 워킹 홀리 데이 지원할 수 있는 나이도 끝났구나’ 였다. 태어난 달이 4월 이었으므로 만 30세의 4월이 지나가고 있던 시점에서 더 이상 워킹 홀리 데이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자격 조건 자체의 한계가 와 버린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는데 일반 적인 생각과는 달리 워킹 홀리 데이는 만 30세 12개월 31일 까지 신청이 가능하다는 사실 이었다. 그리고 비자를 발급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만 해당 나라에 입국하면 되는 것이었다. 당시 만 30세 였기 때문에 아직 비자 신청 기한은 1년이 남아 있는 것 이었고, 한국을 떠나기 까지는 만 2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셈이었다.


생각을 다시 할 필요가 있었다. 당연히 모든 기회가 끝났다고 생각 했는데 아직 생각할 시간은 1년, 모든걸 정리하고 떠나기 까지는 2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일단 비자를 발급 받아 두기로 했다. 대상 국가는 호주. 호주는 신청하면 거의 모든 경우 받을 수 있다. 쿼터 제한도 없고 복잡한 서류도 없었다. 다만, 신체 검사 시 폐렴의 흔적이 발견되거나 폐렴을 앓고 있다면 비자 거부가 될 수도 있는 상황 이었지만 기억을 아무리 파헤쳐 봐도 내가 폐렴을 앓았던 기억은 없기에 자신있게 신청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신청을 할 시기는 당시 만 30세의 시기가 아니라 그때로부터 1년 후 만 31세의 하루 전에 신청을 하기로 즉, 최대한 늦게 신청을 하고 최대한 늦게 출국을 하여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경험도 쌓고 돈도 모아서 출발하고 싶었다.

결국 계획대로 만 31세 이틀 전쯤에 신청을 하고 그 다음달 신체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를 검토하고 비자 승인이 떨어지기 까지는 두 달여가 소요되어 6월 11일 부로 비자 승인 메일을 받게 된다. 이제 진짜 간다. 그 동안 꿈꾸며 상상속에서나 존재하던 외국 생활이 이제 현실이 되려 하고 있다. 영어 공부도 하고 돈을 벌면서 여행도 할 수 있다니 이건 마치 내가 바라는 모든 것을 손에 넣은 느낌이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당시에는 잘 모른다. 내가 모르고 있는 사회와 익숙하지 않은 문화에서의 생활이 어떤 것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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